조혈모세포이식 초기에는 전처치 항암제와 면역억제제의 영향으로 응급한 상황이 자주 발생된다. 어떤 경우 응급한 상황으로 봐야하는지 부터 응급상황을 대처하는 방법과 응급실 입원사례, 응급실 입원비용까지 총망라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개인의 경험이기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고 이 환자는 이랬구나 참고용으로만 봐주시길 바란다.
이식 초기, 자주 뛰어간 응급실
이식을 마친 환자는 백혈구. 호중구 수치가 적정선 이상일때 퇴원을 준비한다. 이때 주의해야할 여러 사항을 안내받는데 그중에서 꼭 확인해야하는게 아래와 같은 증상이다.
- 고열, 오한, 발진 : 38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될 때 (1차 타이레놀등의 해열제 복용에도 열이 안떨어질때)
- 빈맥.서맥: 연령별 표준 맥박수가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저하인 상태가 지속적일때
- 호흡곤란, 흉통: 산소포화도가 95이하~ 90사이로 지속되거나 가슴 흉통이 생길때
- 출혈: 외상을 포함한 내부 출혈이 생길때 (예를 들어, 소변에서 피가 보이거나 항문출혈이 생길때)
- 피부 반점이 급속도로 진행되거나 열감이 느껴질때, 염증성 피부병변이 나타날때
위 증상이 있을때는 주야를 가리지말고 외래를 당겨 다녀오거나, 주치의의 진료가 없는 요일이라면 바로 응급실 내원을 추천한다.
응급실은 입원대기부터 검사까지 시간 소요가 되지만 즉시 검사결과가 나오는 점이 장점이다. 반면 서울성모의 경우는 혈액내과입원병동이 자리가 안나기때문에 꽤 긴 시간 응급실에서 대기를 해야하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직접 경험한 응급 상황 내원 사례
1. 깨질듯한 두통 (퇴원 1개월 이내)
처음으로 응급실을 방문한것은 이식 극초기인 퇴원 후 1주일째 되던 날이였다.
한쪽 머리가 욱씬거리는 편두통에서 시작한 통증은 타이레놀을 복용함에도 전혀 차도가 없었고 시간이 갈수록 고통만 심해졌다.
이틀날에는 머리를 쥐어짜며 방방 뛸 정도로 괴로워하여 새벽에 차를 몰고 서울성모 응급실로 달려갔다.
혈액종양내과와 신경외과의 협진으로 나온 결과는 면역억제제인 타크로벨의 혈중농도가 높아 생긴 부작용으로 잠정 결론이 나왔다.
타크로벨의 용량을 조절하자 증상은 말끔히 없어졌다.
2. 화상입은 듯한 피부숙주와 구강숙주 (퇴원 2개월 이내)
피부가 빨갛게 화상을 입은듯 변하여 급히 외래를 당겨 다녀왔다. 신속히 스테로이드 연고 및 부데가글을 처방받았고 시간이 흐르자 피부숙주는 더이상 확산되지는 않고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다 어느순간 사라졌다.
3. 발바닥 곰팡이균, 항문 주변 곰팡이 진균 (퇴원 2개월, 3개월내)
급성 숙주가 잦아들자 걷기 운동을 시작하더니 발바닥에 물집같은 종기가 생겼다. 종기는 점점 번지더니 기포를 형성하고 부풀어 오르며 가렵기까지 했다. 외래를 당겨 피부과 협진으로 검사를 받았고 이식 초기 면역저하로 오는 곰팡이 균으로 진단되어 진균을 잡는 연고를 1달 내내 도포했다.
퇴원 3개월 즈음에 항문 주변으로 발진이 생기며 오돌도돌한 종기가 올라왔다. 마찬가지로 외래를 당겨 피부과 협진을 한 결과 곰팡이진균이 항문주변의 연약한 피부에 생겼다고 했다. 거의 2달 가까이를 연고 처방을 받았다.
4. 흉통과 숨참 증상, 폐숙주 (퇴원 후 100일 즈음)
샤워를 하고 나오는데 숨이 차다고 했다. 흉통과 계속되는 기침으로 응급실을 내원했다. 혈액종양내과와 호흡기내과의 협진으로 폐숙주 진단, 1주일 입원하여 고용량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고 퇴원했다.
초기에 치료한 케이스이지만 이미 한쪽 폐포는 망가지고 있다고 했다. 폐숙주는 완치가 없기때문에 더이상 숙주반응이 진행되지 않게 하는게 치료의 목적이라고 했다.
5. 갑자기 떨어진 산소포화도 (퇴원후 5개월경)
퇴원후 바로 산소포화도 기계를 마련해서 매 시간 산소포화도를 체크했다.
서울성모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님의 말에 따르면 폐숙주는 완치가 없고 진행을 늦추는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한다.
가장 피하고 싶은 숙주였기때문에 충격이 상당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요법에도 불구하고 더 나빠지면 가정내에서도 산소호흡기를 이용해야하고, 최악의 경우는 폐이식까지도 고려된다고 하니 그 암담함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다.
스테로이드를 줄이고 한달이 지날즈음 산소포화도가 88%까지 떨어지기에 지체없이 응급실을 찾아 입원했다.
팁을 드리자면 항상 차 트렁크에는 입원을 대비한 가방이 구비되도록 준비해뒀기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입원 준비 가방에는 무균실 이식방 입원시 필요로했던 물품들로 준비해놓았다)
6. 또다시 폐숙주로 입원 (퇴원후 7개월경)
다시 시작된 폐숙주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처방을 기본으로 한다.
이진국 교수님 왈, 작은 증상도 그냥 넘기지않고 캐치해서 응급실로 잘 달려왔다고 칭찬해주셨다.
곧바로 입원하여 고용량 스테로이드 요법 처방과 여러 치료가 시작되었다.
폐의 섬유화가 시작되다 멈춘것으로 판단되며 진행을 막는 방법은 딱히 없으나 가능하다면 폐의 근육을 강화하는 걷기나 등산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후부터 등산을 시작하였고 아직까지도 열심히 산을 다니고 있다.
이유는 몰라도 이후 N년차인 지금까지 폐숙주의 증상은 보이지않고 있다.
7. 간숙주 시작 (퇴원후 6개월 경)
외래일을 며칠 남겨둔 어느날 고열증상을 보이 남편. 급하게 외래를 당겨 다녀왔고 혈액검사 결과 간숙주로 의심되는 여러 수치가 보인다고 했다. 혈액내과 전담의는 폐숙주로 복용중인 고용량 스테로이드 요법에도 불구하고 간수치가 상승함에 따라 비급여 약제인 자카비 복용을 권했다.
자카비는 8개월가량 장기 복용했고 이후 간숙주. 폐숙주. 피부숙주등의 발현은 없었다.
응급실 비용과 숙주질환 입원비
사실 응급실 비용 및 입원 비용은 그때마다 달라서 평균치를 내기가 어렵다.
어떤 날은 이런 검사 또 어떤 날은 저런 검사를 하고 , 입원을 해서도 이런 주사제, 저런 검사에 따라 입원 총액이 달라졌다.
1인실 입원이 아니였기때문에 2인실 입원이나 다인실 입원이라 하더라도 일당 입원비는 차이가 크지 않았다.
대략 응급실은 하루당 10만원~15만원선이였던 것 같고 입원비는 7일에서 9일 기준으로 대략 120만원~200만원 정도였다.
우리의 경우 중증질환 산정특례에 적용받았기 때문에 개인차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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