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기적,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 성공률, 점점 높아지는 이유
1960년 첫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시행된 이래 인간 조직적합성항원 이른바(LHA)의 일치 여부는 매우 중요한 이식 성적의 결정인자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빠른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한 환자임에도 공여자가 없고 타인간 이식 공여자 검색에도 실패한 경우에는 가족내 HLA 혈연 반일치에서 대안을 찾을 수 밖에 없었는데, 불과 수십년전만해도 불일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시 여러 부작용이 높았지만 현재는 반일치이식의 성공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공여자가 없어 이식을 포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정도 이다.
이름하여 절반의 기적인 셈이다.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의 성공률을 높이는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일까?
조혈모세포이식 조직적합성이 왜 중요한가
조혈모세포이식에서 왜 조직적합성이 중요한가, 이 질문에는 우리 인체내의 면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여자의 몸에 들어온 공여자의 T세포는 환자를 적으로 인식해 환자의 세포와 장기를 공격하는 이식편대숙주질환을 만들기 때문에 HLA가 일치할수록 면역체계가 달라서 생기는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HLA항원이 일치할수록 골수의 생착도와 합병증이 낮은데 성공적 이식은 이런 여러방향의 면역학적 장벽을 극복하는 것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이식 사례가 많지않던 초기와는 달리 최근들어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의 여러 임상과 괄목할만한 연구로 전처치의 방법들이 향상되면서 생착. 이식편대숙주.항백혈병.합병증. 생존기간에 대한 결과값이 완전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의 치료성적과 크게 차이가 나지않는다는 결론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절반의 기적, 혈연간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의 역사
1999년 가톨릭 의대 대한조혈모세포이식 학회지에 실린 혈연간 부분일치 성공사례에 의하면 당시 9예 중 2예가 재발없이 생존했다는 최초 기록이 있다.
이후 2003년 동 대학병원의 대한혈액학회지에 실린 혈연간 불일치 동종이식에서의 새로운 전처치법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었고 내용에 의하면 총 11건의 급성골수성백혈병 이식에서 이식+450일까지 11례에서 4례가 생존한것으로 보고되었다.
2009년 서울아산병원에서도 반일치이식에 대한 자료를 발표하였는데 (대한의사협회지 52권 8호자료 인용) 서울 아산병원에서 시도한 약한 전처치, T세포 무처치, 대량이라고 볼 수 없는 적정량의 조혈모세포이용은 조직적합항원일치 혈연간 동종이식에 비해 결코 치료성적이 나쁘지않다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2013년 국립암센터에서는 재생불량성빈혈 부친이 자녀로부터 반일치 이식을 성공시킨 사례가 있었고,
서울대학병원에서 시행한 2013년~2020년까지의 소아청소년 급성백혈병환자 대상 가족 반일치와 비혈연100%일치 그룹의 치료결과 비교분석자료는 대등한 치료결과를 보이는것으로 확인되었다.
전체환자 생존율 혈연 반일치 88.6%/ 비혈연 100%일치 83.7%
만성이식편대숙주 반일치 2.9%/ 비혈연 11.4%
위 내용은 세포이식관련 권위지인 미국이식세포저널에 기재되었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2021년 발표한 자료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에 반일치 공여자와 해외 타인 100% 공여자간 생존율과 부작용에는 차이가 없음을 거론하였다.
3년 전체 생존율에서 형제100% 일치 공여자가 68% 생존율을 보이고, 국내 타인 100%일치 공여자의 생존율은 68.9%로, 해외 타인100% 공여자는 57.1%, 국내 반일치공여자는 57%의 생존율을 비교하였다.
급성 이식편대숙주 중등도이상은 반일치, 국내타인100% 각각 21.4%와 29.6%로 조사되었다.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 성공의 열쇠는
지금까지의 국내외의 여러 임상과 연구논문에 의하면 조혈모세포이식의 성공적 이식에는 고려해야할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데
저강도 전처치 약제 용량 및 강도+ 저선량 전신방사선조사 강도+ 환자의 T세포 면역 글로블린 투여량+ 공여자의 T세포수등 여러 복합적 요소가 결정한다고 한다.
각 요소가 어떠한 작용으로 치료결과에 영향을 주는지는 앞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의 성공을 가르는 중요한 연구과제가 될 것이다. 반일치는 이식 전처치나 이식편대숙주병의 예방약제와 같은 보조값에 따라 이식 후 성적에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다양한 경험이 많은 의료기관의 선별이 가장 중요하다.
국내에서 조혈모세포이식을 최대 시행하고 있는 가톨릭 서울 성모는 2023년 기준 동종조혈모이식 건수 10,000건, 반일치 이식건수 1,196건으로 국내 빅5 병원 중 최대규모를 자랑하며,
서울아산병원은 1993년 첫 이식을 시작으로 현재기준 동종조혈모세포이식 건수 2,800건,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은 900건이 시행되었다.
에필로그
살펴본 것처럼 타인 동종 100% 조혈모세포이식과 혈연 반일치 이식의 성공률은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이식편대숙주반응에서는 반일치 이식의 부작용이 적다고 보고된 연구자료도 나올만큼 현대 의학의 발전은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혈연간 절반만 맞아도 충분히 이식이 가능하고, 절반의 기적이 만드는 이식 결과도 타인 100%일치와 대등한 결과라는 사실은 앞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기다리는 수많은 혈액암 환자에게 희망적인 뉴스임에는 틀림없다.